8화. 숨은 광산
에델슈타인은 버려진 땅이 아니라, 숨겨진 금고였다.
마차가 봉토 정문을 통과하는 순간, 엘리제는 그것을 직감했다. 솔라리스에서 사흘. 관도가 끝나고 비포장 길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풍경이 달라졌다. 침엽수림이 두꺼워졌다. 안개가 낮게 깔렸다. 도로에 마차 자국이 얕았다. 왕래가 드물다는 뜻이었다.
방치된 땅의 냄새가 났다. 낙엽 썩는 냄새. 덜 닦인 돌 냄새. 그리고 그 아래로, 무언가 다른 것의 냄새. 광물이었다.
에델슈타인 저택은 외벽부터 손을 대야 했다. 이끼가 돌 사이를 채우고 있었다. 정문 기둥의 문양이 반쯤 지워져 있었다. 황후 가문의 문양이 이 정도까지 방치된 것은——관리인이 의도한 것이었다. 황후의 영지라는 것을 주변에 상기시키지 않는 편이 관리인에게 유리했을 것이다.
마차에서 내리자 관리인이 마중 나와 있었다. 50대. 넓은 어깨. 허리에 열쇠를 여러 개 달고 있었다. 열쇠가 많다는 것은 열 곳이 많다는 것이었다. 닫힌 곳이 많다는 것이기도 했다.
「황후 폐하, 먼 길 오시느라——」
「하르트만씨.」 엘리제가 말했다. 관리인이 멈추었다. 「회계 장부와 인부 명단을 오늘 저녁까지 서재에 올려두십시오.」
「예, 폐하. 다만 일부 장부는 황도 재무성으로 이관되어——」
「이관된 것이 있다면 이관 기록을 함께 올려두세요. 이관 날짜, 이관 담당자, 이관 사유.」
하르트만의 열쇠들이 허리에서 미세하게 흔들렸다. 손이 반응한 것이었다.
저택 안으로 들어가며 마르타가 말했다. 「관리인이 긴장했습니다.」
「당연합니다. 3년 동안 황후가 오지 않을 것이라 믿었을 테니까요.」
서재에 들어서며 엘리제는 봉토 전체도를 탁자에 펼쳤다. 손가락으로 지도 경계선을 훑었다. 에델슈타인 봉토령 9조——봉토 내 발생한 민사 피해 및 봉토 자산 횡령에 관한 1차 심문권은 봉토 영주에게 있다. 형사 기소는 심문 결과를 제국 사법부에 이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조항을 쓸 날이 올 것이었다. 그것을 알고 이곳에 왔다.
*
저녁, 서재에 장부가 쌓였다.
루카스가 장부를 한 권씩 펼치며 색인을 만들었다. 두 시간이 지났다.
「폐하.」
엘리제가 탁자로 왔다. 루카스가 장부 두 권을 나란히 펼쳐 놓았다.
「왼쪽은 3년 전 장부. 오른쪽은 2년 전 장부입니다.」
왼쪽: 폐광 붕괴복구비 금화 2,800냥. 인부 고용비 금화 1,200냥.
오른쪽: 폐광 안전점검비 금화 900냥. 동일 인부 고용비 금화 1,200냥.
「점검비가 붕괴복구비의 3분의 1입니다. 붕괴 이후 점검이라면 비용이 더 들어야 합니다. 오히려 줄었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붕괴가 없었습니다.」 루카스가 말했다. 「처음부터 붕괴는 없었습니다. 2,800냥은 다른 곳으로 간 것이고, 폐광은 폐광이 아닙니다.」
루카스가 지도 남동쪽 끝을 짚었다. 「이 구역. 현재 지도에는 폐광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인부 고용 기록을 보면——2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 구역 인근에 정기적으로 인부가 투입됩니다. 봉토 내 다른 구역보다 3배 많습니다.」
「수로공사 명목으로.」
「예. 그런데 이 구역에 수로가 필요한 지형이 없습니다.」
루카스가 지도 위에 연필로 좌표를 찍었다. 「내일 새벽, 여기를 확인해야 합니다.」
*
새벽 이경, 엘리제와 루카스와 마르타는 저택을 나섰다. 기사 두 명이 뒤를 따랐다. 횃불은 들지 않았다. 달이 충분했다.
숲길이었다. 침엽수가 양쪽으로 높이 섰다. 달빛이 비스듬히 떨어졌다. 낙엽이 발밑에서 울었다. 습한 흙 냄새. 소나무 진액 냄새. 나뭇가지 끝에 이슬이 맺혀 있었다.
30분을 걸었다. 갱도 입구는 덤불에 덮여 있었다. 덤불은 자연스러워 보였지만, 가까이 가면 뿌리 잘린 나뭇가지들이 꽂혀 있는 것이 보였다. 인위적으로 만든 은폐였다.
기사가 덤불을 걷어냈다.
갱도 입구가 드러났다. 나무로 보강된 입구. 나무가 낡지 않았다. 최근에 교체된 것이었다.
갱도 안은 어두웠다. 기사 한 명이 작은 등불을 켰다. 천장이 낮았다. 허리를 약간 굽혀야 했다. 발밑에 나무 받침이 깔려 있었다. 서늘했다. 땅속의 차가움이 발바닥을 통해 올라왔다. 돌 벽에서 물기가 새어 나왔다. 손등에 닿으면 차갑고 미끄러웠다.
20보. 30보.
갱도가 넓어졌다. 천장이 높아졌다. 서서 걸을 수 있었다.
그리고——
벽면에서 빛이 났다.
파란 빛이었다. 희미했지만 분명했다. 갱도 벽 안쪽에서 새어 나오는 빛. 등불이 없어도 보이는 빛.
루카스가 멈추었다. 엘리제도 멈추었다.
마정석이었다.
엘리제는 벽으로 다가갔다. 손을 뻗어 벽면에 댔다. 돌이 매끄럽지 않았다. 결이 있었다. 손가락 끝으로 그 결을 따라가니——파란 빛이 더 강해졌다.
뜨거웠다.
돌이 뜨거운 것이 아니었다. 손가락 끝이 뜨거웠다. 피부 아래에서 무언가가 반응하는 것 같았다. 마정석이 무언가에 공명하고 있었다. 엘리제는 손을 거두었다. 손바닥을 보았다. 달빛도 없는 갱도 안이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얼마나 됩니까.」
루카스가 갱도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두드려보고, 측면을 확인하고, 갱도 깊이를 가늠했다.
「현재 확인된 구역만으로도 금화 환산 수만 냥 이상입니다. 갱도가 더 이어진다면——」 그가 말을 멈추었다.
「말하세요.」
「제국 전체 마정석 연간 생산량의 절반을 넘길 수 있습니다.」
침묵이 왔다. 갱도 안의 파란 빛이 흔들렸다. 등불이 흔들린 것이 아니었다. 빛 자체가 흔들렸다.
발레리우스 대공이 이 땅을 원하는 이유가 있었다. 광산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 아니었다.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숨기세요.」 엘리제가 말했다. 「들키면, 이 광산은 제국의 것이 됩니다.」
「어떻게 숨깁니까.」
「갱도 입구를 오늘 안에 원상복구합니다. 인부는 계속 투입합니다. 수로공사 명목 그대로. 그 수로공사의 폐석재 운반 루트를 라이트만 상단 수송 루트와 연결합니다.」
「폐석재로 위장하면 마정석 원석이 섞여 나올 수 있습니다. 감찰단이 운반물을 검사하면——」
「라이트만 상단에 운반 위탁 계약이 있습니다. 화물 검사 거부권 조항을 넣으세요. 상단의 영업 비밀 보호 명목으로.」
루카스가 잠시 멈추었다가 말했다. 「가능합니다.」
엘리제는 돌아섰다. 갱도 밖으로 걸었다.
세 걸음을 걷다가 멈추었다.
갱도 밖 숲에서 소리가 났다. 발소리였다. 하지만 발소리치고는 너무 조용했다. 의도적으로 조용하게 걷는 발소리.
기사가 칼 손잡이를 쥐었다. 엘리제가 손을 들었다. 기사가 멈추었다.
숲이 조용해졌다. 발소리가 멈추었다.
10초. 20초.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감찰단이라면 이 시각에 혼자 움직이지 않습니다.」 엘리제가 말했다. 「그리고 이 위치를 알고 있다는 것은——」
솔라리스에서 온 감찰단이 이틀 만에 찾아낼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하르트만이 감시를 붙였거나, 이미 누군가에게 위치를 팔았거나.
「돌아갑니다.」
저택으로 돌아오는 숲길에서 엘리제는 손바닥을 다시 보았다. 달빛 아래서도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손끝의 열기는 아직 남아 있었다.
기억이 사라져도, 이 돌은 남는다.
그 생각이 왔다. 예상하지 않은 생각이었다. 이상하게도 위로가 되었다.
저택에 돌아오자 루카스가 즉시 탁자에 앉아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마르타가 기사들에게 외곽 순찰 범위를 지시했다.
「루카스.」
「예.」 그가 펜을 들며 답했다.
「내일 아침 하르트만을 서재로 부르세요. 공식적으로. 그리고——오늘 밤 우리가 어디 있었는지 저택 기록에 남기지 마세요.」
루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펜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둠 속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엘리제의 이름을 기록하고 있었다.
푸른 빛 너머로, 다른 불빛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