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첫 매입
첫 번째 목줄은, 생각보다 얇은 종이 한 장이었다.
이틀이 지났다.
하르트만은 공식 면담 자리에서 두 시간을 버텼다. 루카스가 장부 대조표를 한 줄씩 읽어 내려갔다. 한 줄 읽힐 때마다 하르트만의 낯빛이 달라졌다. 두 시간 뒤, 관리인 직인이 탁자 위에 올라왔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관리인직 교체 공문서가 황후청 인장을 받았다. 하르트만은 봉토를 떠났다. 대체 관리인은 마르타가 솔라리스에서 미리 물색해 두었던 인물이었다. 선제후 연합과 아무 연결이 없는 사람. 감찰단이 오기 전에 봉토 내부를 정리했다.
사흘째 아침, 라이트만 상단주가 에델슈타인에 도착했다.
상단 집결지는 봉토 남쪽 창고였다. 라이트만 상단의 짐마차가 세 대 서 있었다. 겉으로 보면 일반 물자 납품이었다. 라이트만이 들어왔다. 50대 초반. 눈이 조심스러웠다. 밀수 혐의를 쥐고 있는 쪽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눈이었다.
「황후 폐하.」 무릎을 꿇었다.
「앉으세요.」
거래 구조는 간결했다.
── 라이트만 상단: 에델슈타인 봉토 내 모든 물자 수송 독점 위탁권 + 화물 검사 거부권 조항 계약 체결.
── 황후청: 라이트만 보유 소귀족 채권 3건 전매 수령 (장부 원가 70% 매입).
「동의합니다.」
계약서에 라이트만의 서명이 올라갔다. 황후청 인장이 내려찍혔다.
밀랍이 굳는 소리. 세상에서 가장 값싼 왕관은 남의 빚 위에 얹힌다. 그리고 그 왕관은——생각보다 단단했다.
*
오후, 코르벨 남작이 에델슈타인에 왔다.
파산 직전. 새 채권자가 황후라는 사실을 알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는 얼굴이었다.
엘리제는 조건을 제시했다.
── 남작령 수로 전매권을 황후청에 위탁. (채무 연장 조건)
── 거부 시: 기존 조건대로 다음 달 채무 전액 상환.
코르벨 남작의 손이 의자 팔걸이를 쥐었다. 전액 상환은 불가능했다. 그것을 그도 알고, 엘리제도 알았다.
코르벨 남작이 서명했다. 황후청 인장이 찍혔다.
수로를 쥐면 수로를 지나는 상단이 따라온다. 상단이 따라오면 상단이 운반하는 화물이 따라온다. 루카스가 채무 네트워크 종이에 새 선을 그었다.
전매권은 황금이 아니었다. 목줄이었다.
*
세라핀이 온 것은 그날 저녁이었다. 예고 없이. 가벼운 여행 차림. 시녀 한 명만 데리고 있었다.
엘리제는 정원에서 세라핀을 맞았다. 에델슈타인의 정원. 솔라리스보다 작고, 손질되지 않은 들꽃이 자라고 있었다.
「감찰단이 내일 도착합니다.」 세라핀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감찰단 내부에 토목 전문가가 두 명 있습니다. 지하 탐사 장비도 있습니다.」
세라핀이 소매 안에서 종이를 꺼냈다. 손으로 옮겨 적은 목록이었다. 글씨가 작고 정확했다.
루카스가 목록을 받아들고 읽었다. 3초. 「이 장비라면 갱도 입구에서 20보 이상 들어가야 마정석 반응이 나옵니다. 갱도 입구를 완전히 막아두면 탐지 불가입니다.」
「이것이 오늘 가져온 첫 번째 정보입니까.」
「예.」
「안전 하나입니다.」
세라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뜸을 들였다.
「두 번째 정보도 있습니다.」
엘리제는 답하지 않았다. 기다렸다.
「아버지가 에델슈타인에 오는 목적이 광산만이 아닙니다.」
「무엇이 더 있습니까.」
세라핀의 시선이 흔들렸다. 그것을 억누르고 말했다.
「리나입니다. 리나가 에델슈타인에 있습니다.」
정원의 바람이 들꽃을 흔들었다.
엘리제는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리나. 타우렌 백작 부인의 추천으로 황궁에 들어왔다가 사라진 시녀. 선제후 연합과 연결된 인물. 그 라인의 끝이——에델슈타인에 있었다.
「어디에 있습니까.」
「봉토 남쪽 마을 주막입니다. 아버지가 데려오려 합니다. 리나가 황궁 내부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황궁 내부 정보.」
「황후 폐하의 서재에서 가져간 것이 있습니다.」
서재.
리나가 황궁 서재에 접근한 것은 시녀 신분이었을 때였다. 그때 서재에 있었던 것은——봉토 관련 공문서 초안. 황후청 인장 사용 기록. 발레리우스는 엘리제의 움직임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리나를 제가 먼저 만나야 합니다.」
「위험합니다. 아버지 측 사람이 주막 근처를 지키고 있습니다.」
「루카스.」
루카스가 고개를 들었다.
「라이트만 상단 마부 중 이 봉토 지리를 아는 사람이 있습니까.」
「한 명 있습니다. 에델슈타인 출신입니다.」
「오늘 밤, 리나를 이쪽으로 데려오세요. 상단 납품 루트로.」
세라핀이 엘리제를 보았다. 뭔가를 물으려다 참는 눈빛이었다.
「오늘 가져온 두 번째 정보의 안전은.」 엘리제가 말했다. 「리나를 제가 먼저 확보하는 것입니다. 발레리우스 대공이 리나를 손에 넣지 못한다면, 대공의 계획에 빈틈이 생깁니다.」
세라핀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내일 감찰단과 함께 입장해야 합니다. 아버지 옆에서.」
「그렇게 하세요.」 엘리제가 말했다.
세라핀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정원을 한 번 보았다. 손질되지 않은 들꽃들.
「이건… 제 아버지의 전쟁이에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전쟁에서 어느 편에도 있지 않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엘리제가 말했다. 「전쟁이 끝나는 쪽에 있으시면 됩니다.」
세라핀이 떠났다.
「폐하.」 루카스가 말했다. 「갱도 입구 봉쇄는 오늘 밤 시작해야 합니다. 라이트만 마부들을 쓰겠습니다.」
「예산은.」
「봉토 내 석재 이동 명목으로 처리합니다.」
마르타가 창가로 달려갔다.
그 순간——성문 너머에서 나팔 소리가 울렸다.
낮은 소리였다. 멀었다. 하지만 방향이 분명했다.
봉토 정문 쪽이었다.
「감찰단 선발대입니다.」 마르타가 말했다. 「예상보다 하루 이릅니다.」
하루 이르다.
세라핀이 알려준 것은 내일 도착이었다. 선발대와 본대를 따로 움직인 것이었다. 선발대가 먼저 봉토 내부를 확인한다. 갱도의 위치를 확인한다.
발레리우스는 이미 알고 있었다.
엘리제는 탁자를 향해 돌아섰다.
「루카스. 갱도 입구 봉쇄——지금 당장 시작합니다.」
「인부가 필요합니다.」
「라이트만 마부들을 쓰세요. 오늘 밤 안에 끝내야 합니다.」
마르타가 말했다. 「선발대가 봉토 입장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들여보내세요. 정식 영접 절차대로. 차를 대접하고, 서재 안내는 내일 아침으로 미루세요. 황후가 이른 저녁에 취침한다고 하십시오.」
마르타가 움직였다. 루카스가 뛰었다.
봉토 정문 안으로, 감찰단 선발대의 횃불이 들어왔다.
엘리제는 등을 돌렸다. 탁자 위 서류들을 다시 정렬했다.
재판석의 의자를 한 칸 더 높여야 한다.
내일, 에델슈타인의 공기가 달라진다.